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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수학

아라비아 숫자와 획기적인 표현 영(0)

by 개념메신저 2022.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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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숫자

우리가 쓰고 있는 아라비아 숫자는 정말 아라비아 사람들이 만들었을까? 왜 아라비아 숫자라고 명명되었을까? 그 이전에 사람들이 숫자를 표기를 어떻게 했을까? 이런 궁금증이 일어날 때가 있다. 하지만 사실 지금 쓰고 있는 숫자는 아라비아 사람들이 만들지 않았다. 수학을 배우면 가장 먼저 배우는 아라비아 숫자는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또한 0은 그 표기만으로 엄청난 생각의 폭을 넓혀 주었다. 지금은 편히 쓰고 있는 0을 찾아본다.

 

여러 문명에서 만든 숫자

지금 쓰고 있는 숫자는 인도에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모든 문자는 상징이다. 상징이 들어가는 만큼 사람들의 생각도 그 문자에 함께 들어가 있기 마련이다. 인도 사람들은 현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으면 다음 생이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현재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보이는 것들을 중요하지 않게 대한다. 그래서 죽음 이후의 세계를 표시하고 싶어 했다. 그것의 발현이 바로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인도 사람만이 숫자를 기록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고대문명 때부터 수많은 수를 나타내는 기호를 만들어 썼다.  최초로 문자를 만든 수메르인은 기원전 3000년 경 쐐기문자를 만들어 썼다. 일(1)은 하나의 쐐기로 표시하고 이(2)는 2개의 쐐기를 표시하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수 체계가 바뀌면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썼다. 새로운 단위가 증가할 때마다 새로운 숫자를 만들었으니, 숫자도 길어지고 문자와 섞이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최초로 음수를 만들어 썼다. <구장산술>이라는 기원전 200년 경에 쓰인 이 서적에는 계산을 편리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검정 막대와 빨강 막대를 사용해서 양수와 음수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렇게 인류는 오래전부터 숫자를 만들어 썼지만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 

 

인도에서 만든 아라비아 숫자

여러 나라에서 각기 사용되던 숫자 중에 인도의 브라흐미 문자에서 기원되었다. 페르시아에서 수학을 연구하던 알콰리즈미라는 수학자와 알킨디라는 아랍의 철학자가 인도의 숫자를 사용했다. 인도에서 쓰이는 숫자와 기수법이 동아라비아에 전해지게 된다. 

이 숫자는 각진 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모두 다르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전에 보던 다른 나라의 숫자는 원래 있던 숫자에 하나씩 더하며 표기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특징을 가졌다. 이런 숫자는 수 체계를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지금 쓰는 기수법에 새로운 규칙을 더하면 문자를 새로 만들지 않아도 단위가 높은 수를 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아라비아 숫자도 동아라비아 숫자와 서아라비아 숫자로 나뉘어 쓰게 된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숫자는 서유럽에 전해져 쓰고 있는 숫자다. 이전에는 동아라비아 숫자가 대세였지만, 1202년 레오나르도 피사노의 <주판서>라는 책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세계 표준이 되었다. 

 

0의 기원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면 0부터가 아닌 1부터 배운다. 유치원생들에게도 1부터 셈하게 한다. 1부터 9는 자연스러운 수, 즉 자연수이기 때문이다. 0은 자연스러운 수가 아니다.

기원전 300년 경즈음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연속된 수 사이에 빈 공간을 나타낼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나열된 숫자 사이에 빈 공간을 표시하기 위해 0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구분한다는 의미로만 되어 있을 뿐 더 이상의 뜻은 없었다. 

전쟁으로 인해 0이 전해지기도  했다. 기원전 4세기 경 바빌로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를 침략했고, 그때 인도에 0이 전해졌다. 그렇게 0이라는 수가 전해졌고, 그때까지 그저 '빈칸'이라는 기호에 불과했던 0에 인도인들이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인도나 중국사람들은 계산의 편의성으로 0과 음수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서양 사람들은 0은 그저 생각으로만 있는 수라 고만 생각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후 17세기에 이르러서야 0과 음수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통해 수의 체계가 넓어지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점차 인간의 사고와 이성을 중시하는 계몽주의가 조금씩 싹트고 있던 것도 추상적인 학문인 수학이 발전하는 큰 영향이 되었다.  

0의 진정한 의미는 인도 사람이 발견해냈다. 0이 실제 수라는 것을 알아낸 최초의 인물은 인도 수학자 브라마굽타라는 사람이다. 628년 <우주의 창조>라는 책에서 "0은 같은 두 수를 빼면 얻을 수 있는 수"라는 정의를 내렸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수를 무()의 상태라는 것을 이해했다. 이를 영(Zero)라고 부르면서 1처럼 실제로 있는 수라고 주장했다. 

0부터 9를 사용하여 일의 자리, 십의 자리, 백의 자리 등등의 기수체계를 11세기경 스페인으로 전해졌다. 전해진 기수법과 숫자는 상인들이 매매나 표기 등이 용이하다는 것을 알고 그들이 먼저 쓰기 시작했다. 

 

나가며

아라비아 숫자와 0은 수학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 과정에서는 0과 음수를 다루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0을 인식하는 순간, '없다'가 있는 것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음수는 자연수에서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도 초등과정에서는 다뤄지지 않는다. 인류가 0의 의미를 발견한 순간부터 드넓은 우주나 끝없어 보이는 바다를 탐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생각을 갖게 해 준다. 0과 음수, 그 이후의 유리수와 무리수, 실수와 허수 등 계속해서 수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사고를 넓혀주는 도구라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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